J.J. Abrams는 떡밥계의 지존이다. 그리고 나는 스타트렉을 보기 전 떡밥에 낚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떡밥은 없었다. J.J. Abrams의 영화라는 느낌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스타워즈 프리퀄3편 이후, 가장 유려하게 잘빠진 다이나믹한 SF영화가 있었다. Trek이 왜 Track이 아닌지 궁금해할, 북미 제한 한정판 같았던 이전 스타트렉의 드라마, 영화를 모르는 이에게도 즐겁게 다가온다.

부산에 아이맥스관이 사라졌다. 이글아이 이후로 아이맥스 영화 자체를 상영해주지 않더니, 결국은 상영관을 없애버렸다. 실망이다. 스타트렉처럼 화면의 스케일로 승부하는 영화를, 그것도 아이맥스 포맷으로 상영하는 영화를 볼 수 없다니, 너무 슬프다. 그래도 센텀 시티에 새로 생긴 스타리움관으로 향했다. 스크린 크기는 아이맥스랑 얼추 비슷하다. 영화가 시작된다. 별로 지난거 같지 않은데 2시간이 더 지났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Star Trek


영화는 시종일관 날아다니고, 쏘아대다 폭발한다. 스케일도 커서 온 행성을 광속으로 워프하고, 사람이나 물체를 순간이동 시킨다. CG의 질은, 우주는 역시 ILM 스튜디오라는 말이 나올정도. 흠잡을 곳 없이 유려하다. 원작의 다소 촌스러운 코스튬이나 우주선들의 느낌도 살리면서 세련되졌다. 이미 순간이동 같은 소재는 익숙해졌는지,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블록버스터로써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치 않기 위해서, 액션씬은 진행될수록 더 박진감 넘치게 다가온다.

Star Trek Press Conference

히어로즈의 재커리 퀸토가 스팍역을 맡았다. 왠지 우주에서도 머리를 갈라서 뇌를 볼것 같지만, 볼칸족과 인간의 두 피를 물려받은, 냉혈적이며 감정적인 다소 이질적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 (볼칸족의 그 치켜뜬 모양의 눈썹과 바가지 머리도 잘 어울린다) 스팍의 어머니로 나온 위노나 라이더는 짧지만 스팍의 감정변화에 크게 작용하는 역할로 나온다. (너무 짧고 늙은 역으로 나와 못알아 볼뻔) 영화속 악역인 캡틴 네로역의 에릭 바나는, 분장의 힘으로 인해 잘생긴 얼굴이 가려졌다. (그래서 슬프다) 다소 개연성 없는 분노에 찬 인물이지만, 그러한 부분은 현란한 시각효과와 평행 우주라는 원작과는 다른 영화속 중요한 축이 커버하고 있다.

새로운 시리즈의 리부트는 위험 부담이 크다. 기존작품의 팬들과 세계관을 크게 해치는 괴작이 탄생할 수도 있고, 원작을 너무 충실하게 따라서 특징없는 답습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J.J. Abrams는 항상 잘뿌리던 떡밥을 자제하고, SF 블록버스터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조금더 맛있는 양념들을 첨가했다. 원작 스코어들의 센스있는 쓰임이나, 실제 원작 인물의 등장은 트래키들에 대한 팬서비스. 그리고 흥미로운 평행 우주이론에 근거한 스토리라인은 자칫 허술한 블록버스터의 플롯상 구조적 결함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Star Trek premiere held in Los Angeles

오랜만에 극장에서 나오며 아드레날린 분비와 심장의 펌프질을 느꼈다.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이 개떡같고, 굳이 일부러 심오해지려는 매트릭스 2,3편에 대한 실망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SF 로망이었다. 차가운 비행선들이 전투를 벌이고, 우주공간속에서 시간을 초월하고, 순간이동을 하는 멋진 장면들이 펼쳐진다. 기존의 익숙함과 (물론 북미얘기) 새로운 스타일의 출발에 있어 J.J. Abrams는 꽤 성공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굳이 작가주의적 느낌을 넣지 않고, 재미와 오락에 충실한 스타트렉의 새로운 시작은 전우주적 스케일로 느끼는 오르가즘과도 같았다.

(물론 J.J. Abrams가 스타일을 죽였지만, 순간순간 보여주는 카메라 워크나 앵글은 클로버 필드에서 보여주던 느낌을 많이 줬다. 그래서 순간순간 클로버 필드의 괴물이 나올것 같은 느낌.)

영화 스타트랙 포스터 영화 스타트랙 포스터 영화 스타트랙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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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at 2009/05/14 15:21  삭제

    Subject: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새로운 SF신화의 시작이 될 것인가?

    외국에서 인기 있는 영화시리즈지만 한국에서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이 있다. 예를 들어 <007>시리즈는 외국에서 엄청난 흥행수입을 올리더라도 한국에서 100만 관객조차 넘지 못하고 극장에서 간판을 내린 경우가 허다했다. 100만은 고사하고 50만 관객만 넘겨도 <007>시리즈는 성공했단 평가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최근 개봉했던 <007 퀀텀...

  2. Tracked from Oz the last paradise ever at 2009/05/16 11:29  삭제

    Subject: 스타트렉 더 비기닝

    아직 개봉중인 영화이고 사실 스포일러 이런것도 없으니 내용이나 캐릭터 설명등은 다 생략하고 그냥 보고 느낀대로만 ^_^ 간략하게 적겠습니다. 영화를 보실려고 하시거나 고민중인 분들에게 아주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ㅋㅋ 어제 친구들이랑 보고 왔습니다. 천사와 악마랑 이거랑 어떤걸 볼까 하다가 .. 천사와 악마는 당분간 쭈욱 ~~ 기회가 있을거 같은데 스타트렉은 왠지 조만간 내려갈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휩사여서 스타트렉을 먼저 봣는데요 ..^^ 아무런.....

  3. 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9/05/20 23:1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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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racked from 눈을 감고 보다 at 2009/05/21 00:3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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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racked from [빈칸]을 사랑하는 철이나라 at 2009/05/22 11:0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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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도 개봉 예정 블록버스터물 리스트의 초반부에 위치한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하 스타 트렉)>. 다양한 장르의 쟁쟁한 경쟁작들도 많고, 다음 주에는 <터미네이터4: 미래전쟁의 시작>가 기다리고 있어서 앞으로의 행로가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줄줄이 이어지는 호평 속에서 무난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작품은 아니었으나, 먼저 보고 온 친구들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면서.....

  6. Tracked from 렉시즘 : ReXism at 2009/05/22 15:07  삭제

    Subject: [스타트렉 : 더 비기닝] 승승장구의 서막.

    - 희희낙낙 개척 정신 SF 영화, 순풍을 달고 새로운 시리즈의 서막을 열다. (다양한 인종과 성별을 수렴한 호혜로운 광경 같지만 아무튼 함장은 노란머리 양놈 남자) - 평행 세계관을 표방한 신세기 리믹스 버전 답게, 뻔뻔한 평행 세계 설정을 아예 극중에서 피력한다. '두 남자'(?)가 한 화면 안에 있는 서로 대화를 나누는 그 장면에선 정말이지... - 생각보다 볼거리 많다. 액션도 많고, 펑펑 터지는 것도 많고, 평범한 블럭버스터(?) 답게 크리.....

  7. Tracked from Different Tastes™ Ltd. at 2009/05/23 15:08  삭제

    Subject: 스타트렉 : 더 비기닝 (Star Trek, 2009)

    스타트렉 : 더 비기닝 감독 J.J. 에이브람스 (2009 / 미국) 출연 크리스 파인, 잭커리 퀸토, 에릭 바나, 제니퍼 모리슨 상세보기 ★★★☆☆ 평이 워낙 좋아서 이 영화 봐야겠다고 마음을 바꿔 감상한 경우인데 내게는 봐서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 꼭 봐야한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 정도는 아니었다. 요즘 상영관은 사운드 시스템이 너무 훌륭하신 나머지 영화 내내 우주적인 규모의 음향 효과와 웅장한 배경 음악에 귀 뿐만 아니라 온 몸이.....

  8. Tracked from manuscript at 2009/05/26 22:37  삭제

    Subject: [Movie] 스타트렉 : 더 비기닝 (2009)

    한때 강패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또 재난을 다룬 영화도 엄청났던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영화가 한 사회 또는 인류(?)의 집단 무의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전부터 있어온 장르이지만 요즘은 새로운 미래상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힘을 얻고 있다는 느낌이다. <스타트랙 : 더 비기닝>은 <트랜스 포머>, <터미네이터>와 함께 인류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영화중 하나다. 특히 <스타트랙 : 더 비기닝>은 우주와 시간의 정복에.....

  1. Commented by BlogIcon at 2009/05/14 15:58

    전우주적 오르가즘... 기대해도 되겠죠! 예매는 해뒀는데... 이제 같이 갈 사람만 찾으면..쿨럭...

    • Commented by BlogIcon 윤기완 at 2009/05/14 16:00

      저같은 SF덕후들에겐 하앜거릴 장면들이 많더군요

    • Commented by BlogIcon at 2009/05/14 16:12

      전 SF덕후까진 못 되도- 예고편에서 벌써 상당히 하앜스러워서 기대 많이하고 있습네다~ 터미네이터도 기대 중인데.. 작년엔 볼게 참 없었는데, 이번 해에 기대작들이 줄줄이 나와줘서 참 좋네요!

    • Commented by BlogIcon 윤기완 at 2009/05/14 16:16

      터미네이터도 스타트랙 만큼 매끈하게 잘 빠진 영화이길 기대해야죠 ㅎㅎ

  2. Commented by 신미경 at 2009/05/14 16:42

    제목이 넘 멋지군요

  3. Commented by BlogIcon VISUS at 2009/05/21 00:41

    그 우주적 오르가즘이 이제 막 시작했다는 것이 포인트겠죠.
    앞으로 몇 번 까무라치길 기대합니다 ^^

  4. Commented by BlogIcon 철이 at 2009/05/22 11:05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이라 하심은 에피소드 1,2,3를 말씀하시는건가요? ㅎㅎ 전 엄청 재미있겠봤는데 ^^;;

    전 포항시네마에서 봤는데, 제일 작은 관에서 봐가지고 실망감이 엄청 컸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봤으니 그만큼 영화를 잘 만든 거겠죠.

    글 잘 읽고 갑니다.

    • Commented by BlogIcon 윤기완 at 2009/05/22 12:20

      네, 에피소드 1~3이 이전의 5~6보다 뭐랄까.. 스페이스 로망을 너무 정형화 했다고 할까요. 분명 세련되어 졌는데 감흥이 떨어지더라구요. 주인공 헤이든의 연기도 거슬렸고 ㅎㅎ 그래도 독특한 아미달라 공주의 복식이나 메이크업은 최고로 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