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왕자의 어깨에 짊어진 무게

영화 보고 JNSC 2009/07/20 18:22 posted by 윤기완
침울하고 웃음이 사라졌다. 물론 루나 러브굿이 주는 웃음은 싱그럽지만 주인공 해리의 우울함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다. 아직 어린애들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어둡게 그려야했나 싶다. 허마이오니와 론의 러브라인이나 말포이의 섬세한 감정변화는 잘 포착되고 있지만, 그 외 감초같은 인물들은 한두컷 등장 후 금새 사라진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큰틀은 꽤 멋지게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제목을 굳이 원작의 '혼혈왕자'를 유지해야 했나싶다. 그말은 즉, 이 영화의 큰 핵을 이루는 이야기에 있어서 혼혈왕자라는 오브젝트의 핀트가 어긋나고 있다.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물론 볼드모트의 세력이 온세상을 위협한다지만, 우리의 어린 주인공들이 또래처럼 굴지 못해 아쉽다. 분명 가족단위를 타깃으로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석 부모들의 표정은 판의 미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인용 판타지로 불리우기에는 깊이가 모자르고, 아동용 판타지라 하기엔 무겁다. 종전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기대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건 시종일관 잿빛으로 일관되는 우울한 드라마 한편이다.

편집에 있어서도 불친절하다. 원작을 전혀 읽지 않았다면 시공을 초월하는 편집속도에 극의 전개흐름을 맞추기도 어렵다. 쌍둥이나 루나처럼 영화속 양념이 되주는 캐릭들은 비중이 급격이 감소했다. 그만큼 혼혈왕자는 어둡고 깊이 있는 내러티브에 집중했으며 의도는 성공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작들에선 비중없던 지니의 경우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화끈함을 선보이며 새로운 히로인으로 급부상한다.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Premiere - Inside Arrivals

항우울제가 시급한 이 영화의 망조에도 불구하고 '재미'라는 부분이 발견된 이유는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선사한 뜻밖의 연출력에 있다. 위즐리 일가의 집이 습격받는 장면과 골룸친구들이 등장하는 순간은 꽤 공들인 호러를 느낄 수 있다. 덤블도어가 불쑈를 하는 장면이 가장 역동적인 이 영화에서 뜻밖의 호러가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이 영화에 기대하는 다이나믹한, 블록버스터급의 특수효과는 그다지 기대할게 없다는 뜻이다. 물론 시리즈를 거듭해오면서 호그와트의 마법이 우리에게도 일상이 되어버린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죽음의 성물로 이어지는, 어쩌면 시리즈 막바지의 프롤로그 격의 영화다. 하지만 원작을 의식하고 무리하게 텍스트를 쑤셔넣은 편집은 영화만의 매력을 급감시키고 있다. 간간히 나오는 유머와 예상외의 호러장면은 그나마 이 영화에서 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절대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가족나들이용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그런 우울함이 재미로 다가온다. 적어도 나에겐 말이다.

(부제를 혼혈왕자보다 '닥쳐 말포이'로 하는게 어땟을까. 그만큼 말포이의 비중도 크고 감정이입을 끌어낸 캐릭터였다)

Harry PotterHarry Po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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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at 2009/07/20 18:27  삭제

    Subject: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IMAX 3D) _ 마지막 '준비'에 충실한 작품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IMAX DMR 3D, 2009) 마지막 '준비'에 충실한 작품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좋아하는 순서를 꼽으라면 정확히 시리즈의 역순이 될 것 같다. 사실 1,2편이 개봉했을 때만 해도 극장에서 물론 다 꼭꼭 챙겨보기는 했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경쟁을 했었던 <반지의 제왕.....

  2. Tracked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at 2009/07/21 15:08  삭제

    Subject: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단지 지루할 뿐!

    해리 포터 시리즈 6번째 영화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가 개봉했다. 이 작품은 개봉하기 전 홍보기사를 통해 북미 유명 영화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5%의 평가를 받으며 초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로튼토마토에서 관객들 평가는 10점 만점에 7.6점 정도를 유지하며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이러한 평가는 전문가들과 일반 관객들 사이에 엄청난 괴리감을 주는...

  1. Commented by BlogIcon 아쉬타카 at 2009/07/20 18:26

    부제를 '닥쳐 말포이'라고 하기엔 그의 눈빛이 너무 슬퍼보였어요 ^^;
    저도 그 공들인 호러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2. Commented by BlogIcon 페니웨이™ at 2009/07/21 09:58

    확실히 요점들을 잘 짚어 내셨군요.

    1.4편에서 루나 러브굿의 출연으로 이거 대박 캐릭터 하나 건졌구나. 이제 저 아그야 보는 맛에 극장을 찾겠군..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임팩트가 너무 약했죠. 차라리 파티씬에서 해리와의 에피소드라도 하나 넣어줬으면 좋았을것을..

    2.반면 말포이와 지니의 약진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하긴 캐릭터들이 워낙 많다보니 모두 부각시키는 것이 쉽진 않았겠죠.

    3.제 느낌만일런지는 몰라도 주연 3인방의 연기.. 너무 안늘더군요. 같은 배역에 같은 시리즈만 무려 5번째인데 어찌 발전이 없을고.... ㅠㅠ

    4.그래도 역시 닥치고 지니 였습니다. ㅠㅠ

    • Commented by BlogIcon 윤기완 at 2009/07/21 20:37

      부각된 만큼 전개에서 뒤쳐진 캐릭들이 너무많아 아쉬웠어요. 지니와 말포이의 급부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ㅎㅎ

  3. Commented by DANI at 2009/07/25 06:35

    전 이번에도 말포이는 찌질하게 나오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말포이가 왠지 호감이 되었어요 ㅎㅎㅎ

  4. Commented by BlogIcon 무비조이 at 2009/07/2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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