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뮤직을 듣고 있으면 JNSC 하기 쉽다. 거기다 존재조차 모르는 나라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상대적인 우월감마저 느끼게 해준다. 이런 계기로 시작된 무작위성 씨디 구입은 꽤 성과가 좋았고 일전에 쓴 Celtic Woman 이나 오늘 쓰게될 앨범의 주인공 'Cesaria Evora' 같은, 나의 콧구녕을 벌렁거리게 만들 예술가들의 맹신도가 되는 길이 열리기도 한다. 

Cesaria Evora - Rogamar

Cesaria Evora는 카보베르데 공화국(República de Cabo Verde) 이라는 크고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서아프리카의 군도 국가 출신이다. 노예무역의 거점역할을 하며 500여년간 포르투칼의 지배를 받았는데 질곡깊은 세월속에 카보베르데 인들의 애수와 한(恨)은 모르나(Morna)라는 카보베르데의 전통 음악에 스며들게 된다. 이 앨범 Rogamar(호가마르 라고 읽는다)는 거칠고 힘차게 넘실대는 파도에 애수를 담아보낸, 바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앨범이다. 코끝을 간지는 소금내음은 Cesaria Evora의 유들유들한 목소리로 달달해지고 온몸을 휘감는 대서양의 바람은 흥겨운 리듬을 타고 온 몸으로 느껴진다.

그녀 자신의 질곡깊은 인생의 아픔은 매력적인 목소리에 녹아들고 한과 슬픔의 정서가 가득한 모르나위에 세련된 스트링이 얹어지며 윤기를 더 하고 있다. 토속적인 리듬은 재즈, 소울, 집시 등 광범위한 범위를 모두 아우르며 기쁨과 슬픔의 양면을 동시에 전해준다. 바다가 삶의 터전인 카보베르데 인들의 바다에 대한 염원과 희망등은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애절함과 그리움이 복잡다단하게 얽혀져 청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햇볕에 바싹 말린 이불보 위에서 낮잠을 자듯, 편안하고 담백한 Cesaria Evora의 목소리에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는 아프리카계 흑인들의 피부처럼 매끈한 스트링 연주는 빠르고 경쾌한 모르나의 리듬과 앙상블을 이룬다. 흥겨운 리듬과 애수가득한 Cesaria Evora의 목소리는 대조를 이루지만 분리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그것이 바로 한이 가득한 카보베르데 인들의 바다에 대한 마음일까?

Cesaria Evora - Roga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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