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년을 기다려왔다. 꿈이 눈앞에서 이루어지듯, 고철덩어리 로봇들이 자동차가 되었다가 전투기로 변신을 했다. 몇번이고 봐도 질리지 않을 CG의 향연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트랜스포머말이다. 그 신기에 가까운 영화의 속편이 나왔다. 괜찮은 좌석으로 개봉일 예매는 일찍이 끝냈다. 뒤이은 감상을 말하자면... 1편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로봇들의 역사 다큐멘터리가 되었다가 미국의 국방부 홍보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티켓가격이 아까웠다.

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베이 감독이 확실히 고무되었다는 흔적들이 보인다. 영화 전반의 스케일은 매우 비대해졌다. 로봇은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울정도로, 아니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 로봇들이 때거지로 몰려나와서 변신하다가 죽고 그런다. 전편의 착한놈 나쁜놈 편갈라서 싸우는 단순한 세계관은 여전하지만 여기에 디셉티콘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폴른이라는 세력이 등장한다. 폴른이 나쁜놈중의 나쁜놈이라고 볼 수 있다. 오프닝에서 큐브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배경스토리를 이해시킨 전편에 비해 이번 '패자의 역습'에서는 전제로 깔고 들어가는 이야기가 굉장히 길다. 그것도 필요이상으로.

Transformers

마이클베이 ㅅㅂㄻ....


그러니깐 인류의 태초부터 로봇들이 지구로 왔었단다. 일곱 프라임중에 폴른이 나쁜놈이라서 매트릭스때문에 어쩌고 저쩌고 치고 박고,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존나 지루하다. 거창하게 판을 벌려놓았는데 너무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게 맥을 끊어먹는 편집 때문인지, 지루하리 만큼 개성없는 로봇들의 변신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스토리 텔링이 전혀 안 되고 있다. 전편은 단순한 플롯에 비쥬얼쇼크에 가까운, 로봇들의 디테일하고 견고한 변신장면의 파노라마가 펼쳐짐으로써 서사의 빈약함을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패자의 역습을 보기에 앞서 이미 서사적 구조의 허술함이나 스토리라인의 부재는 제외시킨 관람이었다. 하지만 비쥬얼이나 액션에 있어서도 이번작은 좆망이다. 전편이 세미근육의 잘빠진 스탠다드형의 몸매였다면, 패자의 역습은 스테로이드 주사를 잔뜩맞고 쓸데없이 근육만 잔뜩 불린 근육돼지같은 꼴을 하고 있다.

대체 그 많은 로봇들을 어디에 써먹고 있는지 궁금하다. 영화는 옵티머스로 시작해서 옵티머스로 끝난다. 후반부 제트파이어가 기대감을 증폭시키지만 영화적으로 소모품일 뿐이었다. 전편에서 꽤 비중있게 나온 아이언하이드나 라쳇은 거의 엑스트라에 가깝다. 그나마 트윈스가 마치 스타워즈의 R2D2와 C-3PO콤비처럼 유머를 보여주지만 평면적 존재감을 가질 뿐이다. 후반부 쏟아지는 디셉티콘의 로봇들은 이름조차, 아니 화면에 별로 비춰지지도 않는다. 이번작의 예고편에서부터 기대하던 디베스테이터의 경우 변신장면부터 활약상까지 언급하기 귀찮을정도로 하찮다. 합체장면은 너무나 협소한 부분만 보여주고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합체후에도 별다른 액션을 보이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진다.

Transformers

계속 1편을 언급하는게 나도 짜증나지만 패자의 역습이 그만큼 못났다. 전편의 날카롭고 엣지있는 로봇과 로봇의 액션은 온데간데 없고, N과 S극의 만남처럼 고철들이 서로 엉겨붙어 뿅뿅 거릴뿐이다. 대단한 무기도 나오지 않고 대단한 액션씬도 없다. 스케일은 입이 절로 벌어진다. 육중한 금속덩어리들이 날아다니고 뛰어다니고 하니깐 뭔가 재밌어보인다. T-X를 떠올리는 그 로봇의 등장은... 정말 할말이 없을정도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언급하지 않지만 난 이 로봇보면서 너무 많이 웃었다.)

2시간 30분동안 너무나 졸렸다. 1편을 보고 나서 가졌던 기대감을 믿고 집중에 또 집중을 해보았지만 내 눈앞에 펼쳐지는 이 장면들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이며 왜 보고 있는 것일까? 신나게 흔들어대는 카메라워크에 정신없이 쏴대고 터뜨려대는데 도무지 재미가 없다. 내가 꼰대로 불리울만큼 블록버스터에 흥미를 잃어가는건지, 아니면 마이클베이가 돈만 쓰고 쓰레기를 만들어 낸 것인지 혼란이 온다. 스타리움관이라며 몇천원 더 받던 입장료보다 2년을 기다려온 내 기대감이 아깝다. 그건 쓰레기에 가까운 플롯에 더 이상 자극되지 않는 화면빨이 잠을 오게 만드는, 영화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에 대한 나의 길고도 분노에 찬 감상이다.

Transfor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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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at 2009/06/27 10:06  삭제

    Subject: ‘트랜스포머2’, 1편에 만족한다면 2편도 OK!

    영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유독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작품이다. 전작의 경우 실제 영화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로봇물을 완벽하게 실사로 재현해내면서 세계적으로 큰 반응을 얻었다. 특히 한국에서 최고 관객동원 외화에 오르는 기염까지 토하며 한국관객들 역시 잊을 수...

  1. Commented by 실망人 at 2009/06/27 16:16

    공감공감~~~
    저도 배신감을~~~

  2. Commented by 메가트론 at 2009/06/27 22:26

    나도 필자와 비슷한 느낌으로 비슷하게 봤다.

  3. Commented by melusina at 2009/07/03 15:23

    헉, 글을 읽으면서 계속 1편이 그렇게 대단한 작품이었나 의아하게 만드는군요 ㅎㅎ
    why so serious? it's Just BLOCKBUSTER

  4. Commented by BlogIcon 레오퐁 at 2009/08/02 09:54

    오랫만에 공감하는 글을 만나 기분 좋네요.
    요즘 비평이 죽어버린 안타까운 현실을 넘어
    상업적인 노리개로 전락해가는 일부 블로거들 때문에
    형편없는 영화들 조차도 극찬 일색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