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앉아 기타를 치고 마이크대신 리모콘을 잡는다. Garage sale에서 헐값에 구한 찬장을 치우고 드럼을 가져다 둔다. 앰프에 선을 꽂고 스틱을 잡아든다. TV에서는 음소거당한 심슨이 나오고, 건성건성, 건들거리며 리버스가 노래를 부른다. 키치적이고 가볍게 날리는 사운드의 이 풍경은 위저의 이미지이자 동시에 위저의 음악이다.

WEEZER

가벼운 유머와 별볼일 없는 일상으로 가득한 이 앨범에 대해, 정작 위저 본인들은 진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동네 볼링장 무대에서 시간당 100달러를 받고 공연할 수준으로 오해받을 가벼움이 넘치지만, 그들의 연주에는 이야기가 있다. 비상한 표현으로 문장을 비틀고 미사어구로 점칠된 고고한 사회비판적 얘기는 없다. 대신 사소하고 일상적인 단어로 이루어진 위저의 노래는, 대단했던 지난 주말의 후일담처럼 즐겁고 시시콜콜한 옆동네의 연애담만큼 흥미롭다. 대단하지 않은 이 이야기들은 정통성을 조롱 하는듯한 위저의 연주와 맞물려 얌전한 위선자들을 즐겁게 놀린다.

KROQ Weenie Roast Y Fiesta 2009

빠르거나 느리지 않은 진행은 산만하면서 즐겁다. 기교남발을 자제한 연주는 담백하고 보컬은 식상한 농담따먹기를 하는 동네형처럼 정겹다. 어려운 말은 피하고 청자와 대화를 나누듯 자연스럽다. 컨버터블을 타고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설레임처럼 연주는 들떠있다. 컨버터블의 FM에서 흘러나오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낡은 밴드를 비웃듯 거침없다. 진지하면서 유머를 유지하는 그런 연주를 들려준다.

멋지게 드레스업 하는쪽보다 옷장에서 손에 잡히는대로 입는게 위저의 스타일이다. 엄마가 사준 촌스럽고 큰 옷이지만, 일주일내내 다른 옷을 입을 수 있는 다양함이 위저다. 그들의 모든 곡은 그들의 옷처럼 닮았지만 서로 다르다. 그 다양함 속에는 즐겁고 유쾌하게 한번 비틀어버린 의외성이 있다. 그것은 위저의 음악이자 데뷔이고 현존하는 이유이다. 파랗고 화창하게 개인날씨에 어울리는, 유쾌하고 즐거운 동네형들. 낭만과 유머를 가득가득 집어넣은 위저의 데뷔앨범이다.

wee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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