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사회과학적인 시점의 실험따위는 능력밖이지만, 사소한 일상적인 행동의 변화로 검은 백조의 실험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몇가지 일화를 떠올려 보았다.

사례1) (친구의 경험) 회사의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게되는데 다른 구내식당과 마찬가지로 식판에 담아서 먹게 된다. 흰색의 플라스틱 재질의 식판에 밥과 반찬 그리고 국그릇을 놓고 먹게 된다. 식판의 구조는 다른 식판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위쪽에 4칸의 반찬칸이 있고 그 밑에 왼쪽에 사각형의 넓은 밥을 퍼담는곳과 오른쪽에 동그랗게 국그릇을 놓는곳 그리고 오른쪽 제일끝에 젖가락과 숟가락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무도 밥과 국그릇의 위치를 바꾸어서 먹는 꼴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날 나는 국그릇을 놓는곳에 밥을 퍼고 반대에 국그릇을 놓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르게 밥은 오른쪽, 국은 왼쪽에 놓아지며 숟가락과 젖가락의 동선에 큰 지장이 생겼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아무도 이 사실에 대해 눈치를 채거나 핀잔을 주지 않았다. 어쩌면 마음속으로 저 미치광이가 오늘은 대체 무슨 짓을 하는거냐고 생각 했을 수 는 있겠다.
⑴이 경우 밥과 국의 위치를 바꾼것이 의도했냐 안했냐의 사실이 별로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오히려 평범의 왕국에서의 개별적인 사건은 별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만약 거기에서 식사를 하는 모든사람이 밥과 국의 위치를 바꿨다면, 바뀐 위치가 보편적 상식이 되므로 바뀌는 것은 없다.


사례2) 퇴근은 주로 30분정도 걸리는 시간을 걸어서 가게되는데 항상 도보가 깨끗하게 정리된, 블럭으로 이루어진 곳을 음악을 들으면서 미치광이 마냥 캣워크를 하며 걷는데 피곤함에 쩔어 퇴근하던날 음악에 심취한 나머지 반대편의 울퉁불퉁한, 돌부리가 여기저기 있는 험한 길로 퇴근중이었다. 스스로 눈치 채지 못한채 걸어가던 중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전까지는 내가 평소와 다른 길로 퇴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초등학교 졸업이후 십몇년 만에 처음으로 길거리에서 넘어졌다.
⑵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십몇년 동안의 걸음걸이 역사를 본다면 나는 절대로 넘어질일이 없다. 하지만 그날 하루만에 이 상식은 뒤집어졌고 1001일째의 칠면조 꼴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반대편의 길로 간다는 것을 의식하고, 계획했던 일이라면 넘어지지 않을 수 도 있고 넘어지더라도 예견된 일이기 때문에 검은 백조라고 하기는 어렵다.


사례3) (예전의 블로그에서)굉장히 공을 들여 쓴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리고 쓸 얘기가 없을때 적당한, 이슈거리를 알리는 정도의 글을 쓴적이 있다. 전자의 글을 친절한 링크와 설명, 적절한 예시와 구체적인 이미지까지 완벽한 구성으로 써서 블로거뉴스의 베스트도 노릴법한 정도 였다. 후자의 경우는 구색맞추기 정도의, 별 다른 내용도 없이 그저 캡쳐한 이미지에 상황 설명 정도만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의도와는 상관없이 전자의 글은 완전히 묻혀 버렸고 후자의 글은 베스트에 선정 된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추천수와 조회수를 기록했다.
⑶전형적인, 예측 불허의, 하지만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검은 백조이다. 극단의 왕국에서 순진한 평범의 왕국식 행위를 한 셈이다. 극단적으로 자가증식성이 심한 인터넷이라는 매체에서, 그중에서도 자가증식성의 대표격인 블로그의 포스트를 평범의 왕국식으로 풀어내려 한 오류를 보이고 있다.



소급적이고 찌질한 예들이지만 평범의 왕국과 극단의 왕국을 넘나드는 일화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the black s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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