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 쓰여진 1968년 당시로선 배경이 되는 2021년은 아득했을것이다. 이미 지구는 핵전쟁으로 황폐해지고 매일매일을 낙진의 두려움속에 살아간다. 식민행성으로 갈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한, 현실에서 도태된 인간들만이 하루하루 낙진 주의보를 들으며 지구에서 살아간다. 거의 모든 동물은 멸종위기에 처해있으며 인간 스스로의 가치를 내세울 수 있는 기준은 이미 인간 자신이 아닌 키우는 동물로서 평가된다. 진짜 동물인지, 아니면 전기로 움직이는 복제동물인가로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의 잣대가 형성된다. 주인공 '릭 데커드'도 자신이 키우는 전기양을 살아있는 동물인냥 속이며 언젠가는 살아있는 '진짜' 동물을 살 수 있는 비용을 모을 요량으로 안드로이드를 '은퇴'시키는 현상금 사냥꾼으로 활동하고있다. 

인간 =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는 복제인간이다. 겉모습은 인간이지만 속은 금속으로 이루어진 부품 덩어리다. 미리 입력된 프로그래밍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고도의 안드로이드(넥서스-6)는 만들어진 과거의 기억마저 주입되어 스스로를 한단계 발전시키며 인간의 모습에 조금 더 접근하게 된다. '보이그트-캄프' 검사는 특정지문에 대한 안구, 피부의 떨림등의 반응으로 안드로이드를 감별해 내게된다. 인간 스스로가 정한 인간성의 유무로 판별해 내는것이다. 하지만 불법적으로 지구에 존재하는 안드로이드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경찰은 현상금 사냥꾼을 고용하고 안드로이드를 즉결적으로 심판하는 권리를 부여한다. 안드로이드를 처리 하는 것은 살인이 아닌 '은퇴'로 규정 짓는다. 일말의 죄책감 따위는 존재 하지 않는다. 내재된 폭력성의 분출구로 활용되던가, 의미없는 자기과시의 비용을 충당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들 스스로가 정한, 예를들어 멸종된 동물에 관한 반응만이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구분짓는 잣대이며 그들 스스로의 행동(인간성을 상실한)은 어떤 비난도 받지 않게된다. 안드로이드는 처음부터 인간성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2021년의 인간들은 스스로 인간성을 상실하고 있다.

전기양을 꿈꾸는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는 약자이다. 인간에 의해 창조되어 인간을 위해 살아간다. 수명은 길어야 4년. 그들은 인간을 위안하고 기쁨을 주기도 하고 힘든일을 대신하며 노동한다. 넥서스-6, 그들은 복수심에 불타는 존재로서 인간들을 살인하기위해 지구로 온것이 아니다. 힘든 노동으로부터 도망쳐온것이다. 그들은 항상 무엇으로 부터 쫓기는 신세이다. 그런 그들을 데커드는 살아있는 진짜 동물을 사기위해서, 두당 1000달러의 현상금을 타기위해서 쫓기 시작한다. 발견하게되면 레이저총으로 즉시 사살한다. 하지만 하나둘 '은퇴'시켜가며 데커드는 자신이 쫓고 있는 안드로이드들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이들(안드로이드)은 잘못한 것 도 없는데 인간이 정한, 있어서는 안되는곳에 있다는 이유로 그 즉시 폐기처분 당한다. 잘못도 없고 오히려 인간에게 유익한 영향을 주며 신분을 숨기고 있는 그들을 찾아내 뿌리를 뽑아내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인간은 자신의 꼬리를 향해 끊임없이 돌고있는 개의 형상을 취하고 있다.

현실과 떨어져 있지만 그 자체로 현실

작품속 데커드의 심경흐름을 따라가보면 그저 자신의 돈벌이 수단일 뿐이었던 안드로이드였지만 그런 안드로이드와 섹스를 하고, 하나둘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자신의 임무이기에 명단의 안드로이드는 다 '은퇴'시키지만 임무가 끝난뒤에도 그는 개운하지가 않다. 현상금으로 산 진짜 염소가 죽어버려도 그다지 개의치 하지는 않는다. 배경이 되는 로스엔젤레스에서 멀리 떨어진곳에서 우연히 발견해 가져온, 멸종했다고 알려진 두꺼비가 전기 두꺼비 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아내는 전기 두꺼비를 보살피며 이야기는 끝맺음을 하게 되는데, 보이는것과 보여지는것, 그리고 볼 수 있는 것과 보지 못하는것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인간 자신과 상반되는 존재의 의미를 정의한다고 해도 반대편에 있는 자신의 의미가 정해지는것은 아니다. 아무리 희귀한 살아있는 동물을 키워도, 불법적으로 지구로 와버린 안드로이드를 '은퇴' 시킨다 해도 매일매일 암울하고 공포속에 살아가는 인간 스스로를 구원 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스스로가 현실속으로 뛰어 들어가야만 하는것이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작가 : 필립 K. 딕
1968년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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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BlogIcon feveriot at 2009/04/06 17:43

    트랙백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참 이야기 거리가 많은 작가같아요.^^